함께 자라기: 우리는 함께 성장할 수 있을까?
우리는 점점 협업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도메인과 기술, 각각의 분야는 갈수록 세밀해지고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 이 모든 것을 다 알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명의 천재보다는 훌륭한 팀이 더 좋은 결과들을 만들어 내는 시대입니다.
면접에서 커뮤니케이션 스킬 역시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죠. ‘팀원과의 협업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 어떻게 하셨나요?’ 이런 질문들은 흔하게 접하셨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팀으로 일하면서 팀원 모두의 성장을 위해서 무엇을 해보았나요?’ 이 질문을 좋아합니다. 개인이 성장하는 것이 선형적이라면, 팀으로 성장하는 것은 기하급수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의 저자께서도 이 책을 읽으며, 다음과 같은 질문들로 생각이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우리가 정말 함께 자랄 수 있을까?
- 우리가 정말 매일매일 함께 자랄 수 있을까?
함께 자라기 : 애자일로 가는 길
이번 책은 애자일 컨설팅으로 알려져 있는 김창준님의 ≪함께 자라기≫ 입니다. 이 책은 그 동안 블로그와 페이스 북 등에서 공유해오시던 효과적으로 배우는 방법과 협업에 대한 다양한 글들을 엮은 결과입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연구, 논문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조금 더 구체적이고 분석적으로 성장과 협업에 대해서 바라 본다는 것 입니다.
그럼 책의 내용들을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1장 자라기 에서는 성장을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시스템
저는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적합한 사람들을 뽑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 사람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조직의 시스템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조직은 개인이 자신의 전문성을 좀 더 발전시키고 관리할 수 있게 최대한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윈윈하는 길입니다. 뽑고 나서 잘 교육하고 성장하게 도와주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또 있습니다. 시스템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을 뽑아도 조직의 시스템과 문화에 문제가 있으면 그런 사람은 묻혀버리기 쉽고, 반대로 실력이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좋은 시스템 속에서 뛰어난 성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 잘 뽑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 중에서
프로세스와 시스템은 아래 더글러스의 말에서 B와 C단계에 해당하는 일 입니다. 이렇게 한 단계 혹은 한 차원 높게 개선을 함으로써 그 조직은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것이죠. 항상 일을 함에 있어서 언제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례로 스타트업에서는 빠르게 A 작업을 해내는 것이 중요한 반면, 대기업에서는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도록 B작업, 즉 프로세스를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하는 것이죠.
더글러스는 작업을 세 가지 수준으로 구분합니다. A, B, C 작업입니다. A 작업은 원래 그 조직이 하기로 되어 있는 일을 하는 걸 말합니다. B 작업은 A 작업을 개선하는 걸 말합니다. 제품을 만드는 사이클에서 시간과 품질을 개선하는 것이죠 C 작업은 B 작업을 개선하는 것 입니다. 개선 사이클 자체의 시간과 품질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 한마디로 개선하는 능력을 개선하는 걸 말합니다. 더글러스는 “우리가 더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될수록 우리는 더 잘하는 걸 더 잘 그리고 더 빨리 하게 될 것이다”
- 복리의 비밀 중에서
의도적 수련
의도적 수련은 자신의 실력에 맞춰서 가장 빠르게 배울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위 그림처럼, ‘작업 난이도’ 와 ‘실력’ 을 유사한 수준으로 맞춰서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너무 쉬운 일이라면, 스스로 퀘스트를 부여하면서 더 문제를 어렵게 만들거나 어려운 일의 경우에는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문제를 구조적으로 접근함녀서 난이도를 낮추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의도적 수련이 되려면 나의 실력과 작업의 난이도가 비슷해야 합니다. 이것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이론(무슨 활동을 하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뭘 하든지 몰입해서 하면 만족도가 올라갔다)과도 일치하는 부분인데요, …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C 영역입니다. 난이도와 실력이 엇비슷하게 맞는 부분이죠. 미하이는 이 부분에서 인간이 몰입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때 최고 수준의 집중력을 보이고, 그 덕분에 퍼포먼스나 학습 능력이 최대치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그때 최고 수준의 행복감을 경험한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언어학자인 크라센이 입력가설을 통해 말합니다. i+1 이론이라고 하는데, 현재 언어 학습자의 언어 수준을 i라고 할 때 딱 한 단계 높은 i+1 수준의 입력이 주어질 때에만 언어 능력이 유의미하게 진전한다는 이론이죠.
- 의도적 수련의 필수조건, 적절한 난이도 중에서
다음으로 2장 함께 에서는 협업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
성공적인 팀의 특징들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 되는 요소가 바로 ‘심리적 안전감’ 입니다. 이 ‘심리적 안전감’ 하나의 주제만을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하는 ≪두려움 없는 조직≫ 이라는 책도 있죠. 어떻게 보면 뻔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 만큼 심리적 안전감을 팀 내에 정착시키는 것은 어렵기도 합니다.
구글은 데이터 중심 회사답게 데이터 기반으로 뛰어난 관리자의 특징을 찾는 옥시전 프로젝트 이후에도 뛰어난 팀의 특징을 찾기 위해 2년간 노력했습니다. 이름하여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 입니다.
- 팀에 누가 있는지 (전문가, 내향/외향, 지능 등) 보다 팀원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자신의 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훨씬 중요했다.
- 5가지 성공적 팀의 특징을 찾았는데, 그중 압도적으로 높은 예측력을 보인 변수는 팀의 심리적 안전감이었다.
- 팀 토론 등 특별히 고안된 활동을 통해 심리적 안전감을 개선할 수 있었다.
- 구글이 밝힌 탁월한 팀의 비밀 중에서
심리적 안전감은 보통 조직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조직문화 중에서도 특히 ‘투명성’ 에 연결이 됩니다. 아래 사례처럼, 실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모두 나아갈 수 있는 것. 그 외에도 회사 내에서 정보가 투명하게 흐르게 되면 서로 간의 신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신뢰가 곧 심리적 안전감으로 직결되게 되죠.
마이클 프레제는 회사에서의 실수 문화에 대해 연구를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실수 문화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실수 예방과 실수 관리. 실수 예방은 행동에서 실수로 가는 경로를 차단하려고 합니다. 즉,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고 요구합니다. 근데, 사실 이것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전문가도 1시간에 평균 3~5개의 실수를 저지른다고 합니다. … 실수 예방 문화에서는 실수를 한 사람을 비난하고, 처벌하고, 따라서 실수를 감추고 그에 대해 논의하기 꺼리며 문제가 생겼을 때 협력도 덜하게 됩니다. 실수에서 배우지 못하겠지요. 반대로 실수 관리 문화에서는 실수가 나쁜 결과를 내기 전에 빨리 회복하도록 돕고, 실수를 공개하고, 실수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거기에서 배우는 분위기가 생깁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실수 연구의 역사를 보면, 초기에는 기술적인 부분만 보다가 그 다음에는 인간적인 부분 (결국 80%가 사람 실수라든지)을 보다가 이제는 문화적인 부분을 이야기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이라고 하는 것이 이 문화의 일부입니다.
- 두 가지의 실수 문화 중에서
추상화
다음은 개발자들끼리 많이 진행하는 짝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그 동안 많이 해봤음에도, 왜 효과적인지 잘 모르고 있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는 사례 중에 하나였습니다. 짝 프로그래밍까지 가지 않더라도 문제에 대해서 설명하다가 스스로 좋은 방법을 찾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설명의 과정에서 추상화를 시키면서 스스로 이해도가 높아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짝 프로그래밍은 두 사람이 한 컴퓨터를 사용해 함께 프로그래밍하는 것입니다. 생각할수록 짝 프로그래밍의 구성은 절묘합니다. 두 사람이라는 구성은 대화를 통해 추상화를 높이게 합니다. 한 컴퓨터라는 구성은 구체화를 통해 검증하게 합니다. 미루고 헤아리는 것) 이 빈번히 교차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아하”가 터져 나옵니다. … 자신이 작성하는 코드의 추상성을 높이고 싶다면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고, 대화하세요. 같이 그림도 그려보고 함께 소스코드를 편집하세요. 인간에게는 다른 인간과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대화는 기적입니다.
- 대화하는 프로그래밍 중에서
새로운 방법론의 도입
아마 많은 이런 경험이 많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같이 일을 하면서 새로운 프레임워크 혹은 애자일 등의 방법론 혹은 도구를 도입하는 것이죠. 무난하게 도입을 한 경우도 있을 것이고, 생각하지 못한 반대의견을 맞닥뜨린 경우도 있을 것 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동료분들과 이야기를 충분히 하고 니즈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이 도구가 왜 좋은지 보다는 동료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어떨까요?
그리고 이렇게 대화를 하면서, 중간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면 단순히 도구를 도입하려는 시도에서 더 나아가 팀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더 좋은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팀장 자리에 있으면 새로운 아이디어 전파가 쉬울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입니다. … 그 중 어떤 분들은 이미 나름의 객관적 수치들을 수집하고 계시죠. 그런 분들을 만나면 저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상대방에 대해 얼마나 이해를 하고 계신가요? 얼마나 대화를 해보셨나요?” 십중팔구는 “그분이랑은 별로 이야기 못 해봤습니다.” 란 답이 돌아옵니다. 만약 그렇다면 앞으로도 설득에 성공할 확률은 낫다고 봐야 합니다.
- 객관성의 주관성 중에서
복잡한 분야일수록 어떤 특정 기법의 효과보다도 치료자 효과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슈퍼슈링크들을 찾고 그들을 연구하고 육성해야 합니다. …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새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 우리가 어떤 방법론을 쓰느냐는 문제보다도 누가 참여하는가가 훨씬 더 압도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애자일 방법론 도입을 원하는 팀장이라면 “나는 어떤 팀장인가”를 먼저 자문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당신의 조직에 새 방법론이 먹히지 않는 이유 중에서
다음은 전문가들끼리 팀이 구성되었을 때, 가장 효과적일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분야가 겹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전문가들이 서로의 전문성을 믿고 각자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비슷한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같이 일을 하는 것은 개인에서 협업을 하게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때에는 필연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순간들이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협업에는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회사에서의 올스타는 어떨까요? 그로이스버그(Groysberg) 등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스타들이 한 명씩 팀에 추가될 때마다 팀의 추가적 성과 향상은 한계효용(점차 줄어듬)을 보이며 어느 수준을 지나면 음의 방향으로 작용한다(즉, 전체 팀의 성과를 깎아먹음)”고 합니다. … 성과를 깎아먹는 경향은 특히 전문가들이 전문성이 서로 유사할 때 도드라졌습니다. 이 연구는 그 원인 중 하나로 전문가들의 에고(ego)를 꼽습니다.
- 전문가팀이 실패하는 이유 중에서
애자일
마지막 3장에서는 애자일에 대한 이야기가 간단하게 다루어집니다. 사실 앞의 1장, 2장에서도 ‘애자일’ 이라는 용어만 쓰지 않았지, 주제는 애자일에 포함되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죠.
그 동안 일을 해오면서, 아래의 사례처럼 ‘고객 참여’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 입니다. 고객 참여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을 것 입니다. 고객이 바로 옆에서 도움을 줄 수도 있고, CS를 통해서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고, 인터뷰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선구안은 정말 흔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 참여를 통해서 니즈를 발견하고 빠르게 개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죠.
성숙도가 낮은 조직의 경우 (성숙도 4 이하), 고객 참여 (0.94),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실천법 딱 하나입니다. 고객 참여. 그리고 기여도는 0.94로 아까 전체로 볼 때보다 더 높습니다. 거의 1 입니다. 성숙도가 낮아도 고객 참여를 잘하면 프로젝트 성공도가 한 칸 올라간다는 뜻 입니다. … 성숙도가 높은 조직을 보시죠. 짧은 반복 개발 주기가 1등입니다. 고객 참여보다 더 기여도가 높습니다. 그 말은 성숙도가 높은 조직에서는 고객 참여보다 짧은 반복 개발 주기가 성공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짧은 반복 개발 주기를 통해 고객 참여가 잘 안 될 때를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는 뜻일 수도 있겠습니다.
- 성숙도가 낮다면 고객 참여는 필수 중에서
끝으로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협업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보니, 최근에 자주 보고 있는 존잡생각 이라는 샌드버드 CEO인 김동선 대표님의 유투브 채널에서 다뤘던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저 문장이 협업의 측면에서 핵심이 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되는 약점은 고쳐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개개인이 가진 강점을 기반으로 팀으로서의 합이 최대치가 되도록 하는 것이죠.
이렇게 팀이 성장하는 방향으로, 함께 자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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